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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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 조신(調信)의 꿈타임머신 2021. 7. 31. 11:08
이 설화는 인생무상(人生無常)을 주제로 한다. 그리고, 이것은 조신이 나중에 깨달은 바 있어 정토사(淨土寺)라는 절을 세웠다고 하는 사원연기설화(寺院緣起說話)이기도 하다. 조신은 지금의 강릉 지방에 있는 세규사(世逵寺)의 승려였다. 그는 강원도 명주군 태수 김흔(金昕)의 딸을 마음속 깊이 사모하였다. 그러던 중 마침내 용기를 내어 낙산대비(洛山大悲)라는 관음보살 부처님에게 그 소원을 하소연하게 되었는데, 그러나 그렇게 간절한 하소연의 보람도 없이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자, 조신은 절망한 나머지 어느 날, 대비(大悲)의 앞에 가서 자기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하여 원망하며 슬피 울다가 너무 지쳐서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 그런데, 홀연히 꿈에도 잊지 못하던 김소저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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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랑한 문답타임머신 2021. 6. 29. 21:22
맹랑한 문답 어느 날. 평양감사가 이방의 재치를 시험해 보려고 대동강으로 함께 나가서 물에 떠 있는 오리를 보고 「"저 오리는 십리를 가든지 백리를 가든지 언제나 오리라고만 하니 무슨 이치인가?"」 그러자, 이방의 말인 즉 「"할미새는 어제 나도 할미새, 오늘 나도 할미새라 하니 그 이치는 무엇입니까?"」 하고 이방이 반문하거늘 감사는 내심으로 보통이 넘는 맹랑한 이방이라고 생각하고서 「"새장구는 다 낡아도 밤낮 새장구라고 하니 그것은 무슨 이치이겠는가?"」 그러자, 「"사또께서는 북(鼓)은 동에 있으나, 서에 있으나 항상 북이라고만 하는 이치를 아시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사또는「"창(槍)으로 창(窓)을 찌르면 그 구멍을 창(槍)구멍이라고 하는가, 창(窓)구멍이라 하는가?"」 하니, 이방의 말인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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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阿랑)의 전설타임머신 2021. 6. 27. 11:41
옛날 어떤 고을 청사에는 항상 귀신이 나서, 신관이 부임하기만 하면, 반드시 그 날 밤 안으로 죽어버리는 괴이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그 고을 군수의 직을 원하는 자는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조정에서는, 하루라도 관장의 자리를 비어 둘 수가 없으므로, 부득이 지원자를 모집하게 되었다. 그러나 누구든지 생명을 아까워함으로 아무도 지원하는 자는 없었다. 그러할 때에 한 사람의 지원자가 나타났다. 그는 호탕한 기질과 불겁의 용담을 가졌으나, 인물이 변변하지 못하였으므로, 항상 불우의 경우에 있었다. 그는 그 고을 관청에서 요괴가 자주 나서, 신관이 부임 당일 밤에 항상 죽어 버린다는 말을 듣고, 그까짓 귀신이 무엇이냐고 대담스럽게 지원한 것이었다. 조정에서는 아무 이의 없이, 그 자를 그 고을 군수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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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奇人) 강태공(姜太公) (3편)타임머신 2021. 6. 27. 11:27
부인, 수고하십니다. 강태공은 산중의 여인과 작별한 이후, 잠깐 왕실을 들러 문왕과 국사를 논하고 해가 질 무렵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낮에 있었던 여인과의 이야기를 부인에게 들려주었더니 부인이 화를 벌컥 내면서, "여자가 한번 결혼해서, 남편이 죽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지 무슨 놈의 재혼을 하옵니까?" 라며 그 여인을 힐책하고 자신의 남편인 강태공에게도, "그런 부정(不淨)스러운 여인을 무엇 하러 도와 주었어요." 라고 하며 눈을 흘기며 언설을 높이었다. 이 같은 부인의 말에 강태공 역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부인이 하는 말이 당연했고 재론의 여지 또한 없었다. 강태공은 마음 속으로 그렇게 말하는 부인이 믿음직스러워 여간 기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은 그릇에 담긴 물과 같이 이리 기울고 저리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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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奇人) 강태공(姜太公) (2편)타임머신 2021. 6. 27. 10:20
천하를 낚은 강태공. 당대의 최고 무능력자라고까지 손가락질을 받았던 강태공이 문왕으로부터 왕사로 등용되자. 온 장안이 떠들썩하게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태공의 명성은 날로 더해 가고 그러는 동안 세월은 흘러 강태공이 등용 된지 7-8년이 되던 어느 해 여름이었다. 험준한 산봉우리 5-6개를 축지법의 도술로 단숨에 넘어 산수가 수려한 기암절벽에 앉아 있는 강태공의 눈에 산봉우리 아래 산등성이에서 소복차림의 여인이 손으로 땅을 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상하다 싶어 마치 융단을 타고 날아가 듯 가벼운 몸짓으로 여인이 있는 바로 근처 숲 속까지 다가가 내려앉았다. 산봉우리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을 따름이지 가까이 다가가 보니 여인은 땅을 치며 통곡하는 것이었다. 또 한편으로 희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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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奇人) 강태공(姜太公) (1편)타임머신 2021. 6. 27. 10:14
주(周)나라 문왕(文王)과 만남. 지금으로부터 약 3,100여 년 전. 중국 황하(黃河)의 물줄기를 따라 이어진 위수(胃水)라는 강가에서 백발의 수염을 휘날리며, 3년째 낚시질을 하는 노인이 있었다. 그렇게 기나긴 세월동안 피라미 한 마리 낚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는 터라 사람들로부터 무위도식자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낚싯대를 붙들고 있는 그 노인은 옷자락 어디 하나 성한 곳 없이 누덕누덕 꿰매져 있는데 그나마 깔끔한 기색마저도 전혀 없어 그저 허름하고 보잘것없는 노인에 불가할 뿐이었다. 한편 주나라를 건설하여 새로운 인재를 찾고 있던 문왕(文王)은 여러 방면으로 지혜와 경륜이 있는 훌륭한 인물을 물색했으나 모두가 그만 그만할 뿐 특출한 현인(賢人)을 찾지 못했다. 그 당시는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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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탑(無影塔)타임머신 2021. 6. 26. 20:35
무영탑(無影塔) 이른 봄이었다. 해는 서녘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돌을 다듬는 정소리가 화창한 햇빛 속에서 튀었다. 숲 속에서는 도끼로 나무를 찍어내는 둔탁한 음향이 들려왔다. 스산한 바람이 아사녀의 치마를 펄럭이게 했다. 아사녀는 연못가를 돌며 이따금 공사가 한창인 불국사 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울창한 소나무 숲에 가려진 불국사를 바라다보는 아사녀의 눈엔, 어느 덧 이슬이 맺혀 여위어 까칠해진 볼을 타고 흘렀다. 아사녀는 깊은 한숨과 함께 못 속을 들여다보았다. 못 속에는 흐르는 흰 구름 사이로 한참 쌓아 올라가고 있는 다보탑과 대웅전, 백운교, 청운교가 비쳐 있었다. 그러나 아사녀의 남편 아사달도, 아사달이 돌을 깎고 쪼아 쌓고 있을 석가탑의 그림자는 비치지 않았다. 아사녀는 눈물을 닦고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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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폭포(朴淵瀑布)타임머신 2021. 6. 26. 19:42
박연폭포(朴淵瀑布) 일찍이 송도 삼절(三絶)로 손꼽던 황 진이 자신의 미모(美貌)도, 서화담(徐花譚)의 사람됨도 찾아볼 수 없어 우리는 새삼스럽게 무상을 느끼게 되지만, 아직 [박연폭포] 하나가 삼절의 외로움을 당해 내고 있어, 우리들의 발길을 옮기게 하고 있다. 박연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九龍瀑), 설악산의 대승폭(大勝瀑)과 함께 한반도의 삼폭(三瀑)이라 일컬어지는 절경이다. 구룡폭을 성폭(聖瀑), 대승폭을 신폭(神瀑)이라 하는데 비해, 이 박연폭포는 선폭(仙瀑)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비유되고 있는 것이다. 이 폭포를 박연폭포니 선폭이니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득한 옛날. 박연폭포가 있는 천마산(天馬山) 가까이 경기도 개풍군(開豊郡)에는 박진사(朴進士)라는 퉁소를 잘 불기로 이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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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부석(望夫石) 설화타임머신 2021. 6. 26. 19:36
신라 초기 내물왕이 즉위한지 36년. 경인(庚寅, 390 A.D)에 일본이 사신을 보내어 말하기를, 앞으로 침략하지 않는다는 표징으로 왕자 한 사람을 보내어 달라고 하므로, 셋째 아들 미해(美海)를 보냈더니 돌려보내지 않았다. 또한, 눌지왕 때에는 고구려가 화친한다는 이름 아래 왕자 보해(寶海)를 보내 달라고 하므로 부득이 하여 눈물을 머금고 보냈더니, 역시 돌려보내지 않았다. 이에 눌지왕은 아우 둘을 남의 나라에 두고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이를 안 박제상은 고구려로 가서 보해를 구해냈다. 다시 일본으로 왕의 동생 미사흔(未斯欣)을 데리러 간 박제상(朴堤上)이 왕자를 구출했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다. 왜왕에게 환심을 산 후 미해를 신라로 귀국시킨 박제상은 결국 붙잡혀 고문을 당하게 되었다. 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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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정승의 아들 길들이기타임머신 2021. 6. 11. 23:25
조선 초기의 명재상이었던 황희 정승은 18년 간이나 영의정을 지냈지만 인품이 원만하고 청렴 결백하여 청백리로 불렸다. 황희 정승의 아들 중에는 술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황희 정승에게 그 아들은 근심거리였다. 여러 번 훈계도 하고 때로는 매도 들었지만 아들의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황희 정승은 무언가 방법을 달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날. 황희 정승은 술을 마시러 나간 아들을 밤늦게까지 마당에 서서 기다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황희 정승의 어깨에 밤이슬이 내려 옷이 축축해질 무렵, 술에 취한 아들이 비틀거리며 대문으로 들어섰다. 이것을 본 황희 정승은 아들 앞으로 다가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술에 취해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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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풀이의 내력타임머신 2021. 6. 11. 23:19
서천국(西天國) 천궁대왕(天宮大王)과 옥진 부인(玉眞夫人)은 나이 40이 가깝도록 혈육이 없어 불전(佛前)에 아이를 낳는 정성을 드리고 태몽을 얻은 후에 잉태한다. 옥진부인은 10개월이 찬 후에 옥동자를 낳아 이름을 성조(成造)라고 짓는다. 성조는 15세가 되어 대왕께 상소하여 솔씨 서말 닷 되 7홉 5작을 받아 지하궁공산(地下宮空山)에 심는다. 성조가 18세 되었을 때 결혼을 하여 아내인 계화씨(桂花氏)를 박대하고 주색에 방탕하여 나라 일을 돌보지 않자. 대왕이 성조를 황토 섬에 귀양 보내니 고생이 막심하여 성조가 무인도에서의 곤경을 혈서(血書)로 써 보내니 대왕이 가엾이 여겨 귀양을 풀어준다. 성조는 귀양에서 돌아와 부인과 정회(情懷)를 풀고 5남 5녀를 낳아 키운다. 성조가 나이 70에 열 자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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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전신(門前神) 본풀이타임머신 2021. 6. 11. 23:07
이 이야기는 재생설화(再生說話)의 일종으로 죽은 어머니를 환생 꽃을 구해 다가 살리는 이야기로써 이런 이야기는 서사무가(敍事巫歌)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남선비가 식구는 많고 흉년은 들어 오동국으로 쌀을 사러 갔는데 3년을 돌아오지 아니하니 그 부인이 남편을 찾아 오동국으로 간다. 그리하여 남편은 만났으나 노일저대귀의 딸을 첩을 삼아 살며 눈이 어두워 세상을 분별치 못하고 지내는 것을 안다. 그러나, 노일저대귀는 남선비의 본부인이 온 것을 알고 우물에 밀어 넣어 죽이고 본부인의 옷을 입고 남선비의 본집으로 간다. 한편, 남선비의 아들 7형제는 어머니가 자기의 친어머니가 아닌 것을 알고 이상히 생각한다. 노일저대귀는 아들 7형제를 죽이려고 거짓으로 병든 체하고 남편보고 점을 쳐보라고 하여 아들 7형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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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만 받고 가버린 풍수(風水)타임머신 2021. 6. 11. 00:11
옛날 충청도 어느 고을에 아들 3형제가 살았다. 불행하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모시게 되었는데, 당시 풍습에 따라 좋은 묘 자리인 명당을 찾기 위해 유명한 풍수를 초청하였다. 명당에 묘를 잘 쓰느냐 못쓰느냐에 따라 돌아가신 부모에게 효도가 되느냐? 안 되느냐? 가 결정되고, 또한 후손이 잘 사느냐 못 사느냐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므로, 풍수(風水)를 모시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던 중 유명한 풍수가 와서 앞으로 닷새만 있으면 명당(名堂)자리를 잡아 주겠다고 하였다. 하루는 풍수가 사랑방에서 쉬고 있으려니까 문이 열리면서, 이 집의 며느리가 들어와서 절을 하였다. "지사(地師)님, 저는 이 집 큰며느리입니다. 집안이 잘 되려면 맏아들이 잘 되어야 물이 흐르듯 아래로 혜택이 내려갈 것이니, 장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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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씨(薛氏)의 딸과 가실(嘉實) 총각타임머신 2021. 6. 11. 00:04
신라의 도읍 경주에 설씨(薛氏)라는 늙은 홀아비는 오직 딸 하나만을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설씨의 딸은 재색을 겸비하였으며, 언행마저 고운 여인이었다. 그런데 진평왕 때에는 계속되는 전쟁으로 말미암아 이 늙은 홀아비도 병역의 의무를 치러야 했다. 국방 경비를 위한 소집 영장을 받고 보니, 늙고 병든 아비를 보내느니 차라리 자기가 대신 나가고 싶지만 여자의 몸으로 어쩔 도리가 없어 전전긍긍을 하고 있던 차에 사량부(沙梁部)에 설씨의 딸을 좋아하는 가실(嘉實)이라는 총각이 있었다. 가실 총각은 설씨네 딱한 사정을 알고 찾아와 자기가 대신 군대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설씨 부녀는 이 기적 같은 고마움에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무척이나 고맙고 반가웠다. 그러자 설씨 노인은 가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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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都彌) 아내의 정절(貞節)타임머신 2021. 6. 10. 23:58
백제 4대의 개루왕(蓋婁王:128년-166년 재위) 때, 왕의 신하 중에 도미(都彌)라는 사람의 아내가 용모가 아름답고 품행이 단정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한 몸에 받고 살았다. 어느 날. 개루왕이 도미를 불러 말하기를 "비록 부인의 덕은 정결이 첫째라 하지만, 만일 남이 모르는 곳에서 좋은 말로 꾀인다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자는 없을 것이다." 하였다. 그러자, 도미는 "사람의 마음은 측량하기 어려우나, 저의 아내와 같은 사람은 비록 목숨이 사지에 들게 되더라도 딴 마음은 먹지 않을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들은 개루왕은 그의 아내를 시험해 보고자, 도미를 왕궁에 머무르게 하고 하인을 거느리고, 밤중에 도미의 집으로 가서 하인으로 하여금 왕이 왕림하셨다는 것을 알리게 하고, 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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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의 술 낚시타임머신 2021. 6. 10. 23:53
조선 정조 8∼9년경의 일이었다. 기나긴 봄날의 해가 서산에 걸릴 무렵, 서울 남산골에 살고 있었던 현직 승지 이모가 그 날밤 당직이어서 시간을 맞추어 대궐에 들어가기 위하여 북 다른 재(현재 명동 천주교당)에 이르니 길가의 다 쓰러져 가는 조그마한 초가집 문 앞에 팔척 장신인 텁수룩한 노인이 망건도 쓰지 아니한 머리에 정자관(程子冠)만 삐뚜름하게 얹고서 마치 이승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지나가는 이승지의 남여(藍與) 앞을 가로막고 두 팔을 들어 길게 읍을 하는 것이었다. 이승지는 난데없이 길가에서 초면 인사가 그것도 몸차림이나마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이었지만 인사를 받은 이상, 하는 수 없이 남여에서 내려와 답례로 읍을 하였다. 그랬더니 이 노인은 이승지에게 "영감 이 집이 내 집이오. 잠깐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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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牧隱) 이색(李穡)의 대구(對句)타임머신 2021. 6. 10. 23:44
고려 때,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중국에 들어가 과거에 급제를 하였다. 이때, 중국의 학사 구양현(歐陽玄)이 그를 변방 사람이라 하여 경솔히 여기고 글 한 짝을 지어서 조롱하는 것이다. (獸蹄鳥迹之道 交於中國) (수제조적지도 교어중국) "짐승의 발자취와 새의 발자취가 어찌 중국에 와서 왕래하느냐?" 하자. 목은은 즉석에서 대답하기를, (犬吠鷄鳴之聲 達于四境) (견폐계명지성 달우사경) "개 짖고 닭 우는 소리가 사방에 들려오고 있다." 하여 구양현을 놀라게 했다. 짐승의 발자취와 새의 발자취가 어찌 중국에 와서 다니느냐 ? 한 것은 우리를 극도로 멸시하여, 너희들 새나 짐승 같은 것들이 어찌 감히 우리 중국 땅을 더럽히느냐 하는 글이다. 그러나 여기에 화답한 목은의 시가 더욱 묘하다. 개 짖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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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과 김덕령 장군타임머신 2021. 6. 10. 23:39
무등산 관광도로를 따라가다 원효사를 가기 전 배재에 이르면 왼편에 잘 가꾸어진 묘소와 함께 충장사가 바라보인다. 이곳이 무등산이 낳은 충장공 김덕령(忠壯公 金德齡)장군을 모신 사우다. 무등산을 말할 때 김덕령 장군을 떼어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만큼 무등산의 돌 하나, 봉우리 하나에도 그의 전설이 담겨있다. 특히 이 같은 전설을 얘기할 때에는 산을 오르는 나무꾼이나 나물 캐는 아녀자, 그리고 소풍 나온 아이들까지도 무례하게 ‘덕령이’ 혹은 ‘덩령이’라 부른다. 그만큼 김덕령 장군은 광주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영웅이요, 영원한 벗인 것이다. 장군은 충효동 성안마을에서 1567년 광산 김씨 붕변(鵬變)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자는 경수(景樹), 시호는 충장(忠壯)이다. 어려서부터 무등산에서 말타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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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와 출렁다리타임머신 2021. 6. 10. 23:33
충북 영동에 자리한 천태산 영국사를 올라가다 보면 누교리라는 마을이 나온다. 다락(樓)'루' 다리(橋)'교'자 이름을 붙인 이 마을은 고려 말 피난길에 오른 공민왕이 나라의 안녕을 빌기 위해 영국사로 가던 중 개울을 건널 다리가 마땅치 않자 신하들이 칡덩굴로 선반 같은 다리를 만들었다는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공민왕 10년(1361)에 홍건적이 고려를 침입하자 공민왕과 노국공주, 신하들은 남쪽으로 피난을 하게 됐다. 발길을 재촉하던 왕의 행차는 영동 쪽으로 이어지는 큰길에서 가까운 마니산(강화도가 아닌 영동에도 있는 산) 산성에 잠시 머물기로 했는데, 전황을 들으니 홍건적의 기세가 강성해져 관군이 연전연패하고 그들의 손에 죽어 가는 백성이 부지기수라는 것이었다. 왕은 적군의 수중에서 욕을 당할 백성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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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대사와 천등산 미녀타임머신 2021. 6. 6. 12:35
신라 문무왕 때의 높은 스님 의상대사가 천등산 깊은 골에 암자를 짓고 수행하던 무렵의 일 입니다. 어느 날 저녁. 의상 스님이 천등산 중턱에 있는 바위에 앉아 염불을 외고 있는데, 어디선가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이 세상 사람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그 여인은 몸 뒤에서 후광이 내비쳤습니다. 의상의 젊은 가슴은 갑자기 두근거렸습니다. "누구십니까?" "저는 천제의 명으로 이 세상에 내려온 여인입니다. 부족하지만 스님의 반려가 되어 섬기고 싶습니다." 그 목소리는 새가 지저귀는 것 같았습니다. 의상 스님의 가슴은 더욱 쿵쾅거렸습니다. 의상은 믿음의 형인 원효대사가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불도를 닦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여자를 조심해야 하느니라.' 그래서 의상은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나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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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녀(忠節女) 논개(論介)타임머신 2021. 6. 6. 12:30
지금으로부터 4백여 년 전. 밤 여덟(時)시경 주진사(朱進士)내외는 저녁밥을 먹고 내일에의 살림꾸리기와 가정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지 등을 다정하게 의논하고 있었다. 남편 주진사는 배가 남산만큼 부풀어 만삭이 된 부인을 바라보며, “여보, 해산달이 언제요?”하고 정중하게 묻자 부인은 수줍어하는 모습을 지으면서,“서방님, 별걸 다 물으세요. 그런 일은 우리 같은 아낙네가 관여할 일이지 서방님 같은 선비께서는 모른 체 하시는 거예요.”하며 부인의 이 말이 막 끝나자마자. “아이구 ! 배야, 왜 이렇게 배가 아프지?”하며 진통이 시작되는 듯 부인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다. 부인은 무적지근한 아랫배를 자신의 손으로 쓰다듬으며 혹시나 해서 소피를 보았지만 그래도 양쪽 방광이 쏟아지는 듯 무겁고 진통은 더욱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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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망산 이야기타임머신 2021. 6. 6. 12:24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일생(一生)을 살다가 죽으면 그것으로 끝일까요? 사람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갈까요? 사람이 죽으면 혼백이 가는 또 다른 세상(世上)이 있긴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 이 세상을 살다간 많은 성현(聖賢)들은 이 물음에 대하여 고민했지만 시원하게 답(答)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어려운 문제(問題)이며 아마 답(答)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事實)은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입니다. 진시황제(秦始皇帝)도 죽었고 천하(天下)의 영웅호걸(英雄豪傑)과 절세가인들도 이 땅의 삶을 일장춘몽(日長春夢)으로 보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길로 떠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엄마의 복중에서 10개월을 지내다 아기가 태어날 때. 으~앙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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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古書)에 나타난 팔도의 인물 비교.타임머신 2021. 6. 6. 12:16
조선시대 지리학자들은 조선 팔도의 풍수지리적 해석을 하면서, 땅이 인간의 심성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하여, 지리인성론(地理人性論)이 발달해 왔는데, 학자들 사이에 상당한 의견의 일치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 그대로 수용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수많은 인구이동과 지역간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문화공간이 확산되면서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이해하시고 여기서는 풍수지리설의 입장에서 참고만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 나학천(羅鶴天)의 팔도 인물평 임진왜란 때. 이여송의 지리참모로 조선에 왔던 두사충(杜師忠)의 사위인 나학천은 중국 남경의 건주(建州) 출신으로 장인과 함께 조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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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 이야기타임머신 2021. 6. 6. 12:10
[주] 원효대사에 관한 이야기라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여기에서 다루는 원효대사 이야기는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 있는 원효대와 관련된 일부분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으로 가던 중 새벽에 해골의 썩은 물을 마시고 깨달음(一切唯心造)을 얻은 원효대사의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지금의 부산에서 5만 명의 왜적 침략을 무마시켜 버린 한 이야기가 있다. 때는 신라 신문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왜구들은 툭하면 신라에 쳐들어 와서는 약탈을 해 가기 일쑤였다. 여기저기 군사들이 경계를 섰지만 나라 안의 첩자들이 왜구와 내통하여 조금만 허술한 곳이면 쳐들어와 약탈해갔다. 원효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왜구를 죽일 것인가, 아니면 백성이 죽고 다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 것인가.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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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보리암의 기이한 석탑타임머신 2021. 6. 6. 10:35
경남 남해 금산에 자리한 보리암은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주는 영험스럽고 자비스런 기도 도량으로 우리나라 3대 해양 기도처로 불릴 만큼 효험이 높다고 소문난 사찰이다. 남해의 벽파(碧波)에 발등을 씻으며, 허리에 구름 띠를 두르고 서 있는 금산의 이마에 자리잡고 앉아, 망망한 남해의 하늘 끝을 내려다보고 있는 보리암의 보리는 '도를 이루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보리암의 창건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가락국의 김수로왕이 왕비로 맞아들인 중인도 아유타국의 허황옥 공주와 함께 배를 타고 온 장유선사가 세웠다고 하는 설이 그것인데, 전하는 바에 의하면, 장유 선사는 허황옥 공주의 삼촌이라고 한다. 김수로왕과 허황옥공주 사이에 난 7왕자를 장유선사가 모두 데리고 출가를 했는데, 영남일대에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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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암(想思岩)에 얽힌 전설타임머신 2021. 6. 6. 10:31
경남 남해군에 솟아있는 금산. 이 산에서도 가장 웅장하고 큰 바위이면서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사연이 깃들은 상사암(想思岩)에 얽힌 감동적인 전설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때는 조선 19대 숙종왕 시절. 현재의 전남 여천군에 속한 돌산도에 피붙이 혈육 하나 없이 살아가던 한 사내가 지나친 흉년으로 인하여 도저히 돌산에서는 초근목피로도 기근을 달랠 수 없어, 바다를 건너 남해도에 찾아 들게 되었다. 남해도에 도착한 이 사내는 다행히도 이곳의 부유한 농가에 잡일을 거둘며 기거하게 되었는데, 그 집 안주인은 유난히 뛰어난 미모를 갖추었으며, 또한 마음씨가 비단결처럼 고와 이 사내를 마치 오라비를 대하듯이 따뜻하고 정감이 있게 보살펴 주었던 것이다. 이로 하여금 이 사내는 이 세상에 태어나 참다운 인간의 정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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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錦山)과 이태조(李太祖)타임머신 2021. 6. 6. 10:27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에 속한 남해군에 솟은 금산은 전설의 고향이라 할 만큼 얽힌 전설이 많은 곳이며, 특히 금산 38경으로 유명하며, 금산(錦山)의 본래 이름은 보광산(普光山)이었다. 독자들께서 만일 이곳으로 여행을 가실 일이 있다면, 미리 사전에 익히고 답사한다면 더욱 의미가 크리라 생각됩니다. 금산(錦山)은 옛날부터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지리산이 남쪽으로 뻗어내려 오다가 노량바다를 사이에 두고, 그 맥을 유지하여 한 점의 섬이 생긴 것이 남해도(南海島)이고, 이곳 남해 섬은 삼남(三南)의 유일한 절승영악(絶勝靈嶽)이며 소금강이라고 불리어오던 곳이다. 금산이 영산(靈山)이라 불리어 오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전설에 의한 것도 있지만, 사실적으로 정성을 들여 기도를 해본 결과, 효험이 있다 하여 많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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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타국에서 시집 온 허왕옥공주타임머신 2021. 6. 6. 10:22
구지봉에 탄강(誕降)하여 가락국의 시조가 된 수로왕은 서기 48년에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를 왕비로 맞이하였다고 [가락국기]가 적고 있다. 건무 24년 무신(AD48) 7월 27일 구간들이 수로왕께 아침인사를 올릴 때, 아뢰기를 대왕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신 이래로 좋은 배필을 얻지 못하였으니 신등이 둔 여식 중에서 절묘한 자를 궁중으로 불러서 배필을 삼게 하소서 하였다. 그러자. 왕이 말하기를 내가 여기 내려온 것은 하늘의 명령이요, 나의 배필로 왕후가 되는 것 또한 하늘의 명령이니 그대들은 염려치 말라 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느 날 왕은 유천간에게 명하여 가벼운 배와 빠른 말을 가지고 망산도에 가서 배를 타고 오는 일행을 기다리게 하고 또 신귀간에게 명하여 승점으로 가게 하였다. 홀연히. 바다 서남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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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왕의 탄강(誕降)타임머신 2021. 6. 6. 00:26
가락국의 역사와 문화를 전하는 [가락국기]는 우리 고장에 가락국을 세운 수로왕이 하늘에서 구지봉으로 오색 줄을 타고 내려왔다고 적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개벽한 후로 이곳에 아직 나라의 이름도 없고 또한 군신의 칭호도 없었다. 이때는 아도간, 여도간, 피도간, 오도간, 유수간, 유천간, 신천간, 오천간, 신귀간 등 9간이 있었고 이들이 촌장이 되어 인민을 다스렸다. 이들 부족들은 서기 42년 3월 계욕일(3월 3일)을 맞아 목욕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음식을 나눠 먹고 있었다. 그때 북쪽 구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촌장을 비롯한 2-3백 명이 소리나는 곳으로 올라 가보니 사람의 형상은 보이지 않고, 소리가 들리기를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하며 구간들이 이르되 "우리들이 여기 있다"고 대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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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교육 받는 황제(皇帝)타임머신 2021. 6. 6. 00:15
중국 황하유역에서 한 나라를 다스리며 살아가고 있는 황제가 있었다. 황제(皇帝)는 보다 쾌락적이고 오래도록 살아가려면 성생활(性生活)을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고심을 하다가, 한때 복희(伏犧)씨를 섬기며 남녀간에 성교하는 법을 잘 알기로 유명한 소녀(素女)란 여성을 불러들이게 되었다. 본래 소녀의 아버지는 음악을 하는 소모(素模)란 사람이었고, 소녀 자신은 산에 들어가 도를 닦아 동남(童男)인 남성의 정기(精氣)를 이어받아 남다른 성교신술(性交神術)과 불로장생의 비법을 터득, 선녀의 경지에 이른 여성으로 성교비법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권위에 올라 있었다. 그때 소녀가 터득했던 성교비법은 방중술(房中術)이라 하여 오늘날까지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그 비법을 토대로 황제와 소녀가 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