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치매를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노망’이나 ‘망령’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나, 오늘날에는 정상 노화 과정에서 오는 인지 기능의 감퇴와는 다른 특별한 질병으로 구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노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2015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 인구의 13.1%에 도달했고, 자연히 치매 환자 수도 늘어나게 됐다.
최근 국가에서도 치매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 치매 관리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국민들의 치매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치매란 과연 어떤 병일까?
▷ 치매의 원인
치매의 원인은 수십 가지가 있는데, 원인을 치료하면 나아지는 가역성 치매와 원인 치료가 어려운 비가역성 치매로 구분된다.
가역성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비타민 결핍이나 일시적인 뇌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감염성 뇌질환·수두증·두부 외상·다발성경색증 등이 있다.
이에 반해 비가역성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퇴행성 뇌혈관질환이 대표적이며 알츠하이머병·전두측두엽변성·파킨슨병과 크루츠펠트-야곱씨 질환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전체 치매 환자의 90%를 차지한다.
치매는 신경세포가 오랜 세월에 걸쳐 손상이 반복된 결과로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만성 퇴행성 뇌질환이다.
즉,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고 증상이 발현되기까지 적어도 15~20년 전부터 뇌 조직에 병리적 변화가 시작되는 잠복기가 매우 긴 퇴행성 신경 질환인 셈이다.
기억과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세포들 가운데 60~70%가 죽어 없어지거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까지 인지 기능은 큰 문제없이 작동되다가 이 시기를 지나면 서서히 치매 증상이 나타나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이 내려진다.
이미 치료 시기가 늦었을 때에 이르러야 진단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 치매의 의심 증상
치매는 다른 병들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치매는 가장 흔하게 기억력 장애를 보인다. 그러나 깜빡한 내용을 주위에서 상기시켜줬을 경우 금방 기억해내는 건망증과 달리 치매는 방금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
또한 감정 조절이 되지 않고, 인격이 변하며, 갈 길을 잃고 계획적 행동을 하지 못하는 등 인지 기능의 손상이 나타난다.
정신 질환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 과도한 망상 증상이나 환각 증상에 의해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의심을 하는 등의 증상도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 치매 예방책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고혈압·당뇨·비만·고지혈증·흡연 등 여러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위험인자들을 조절하는 것은 혈관성 치매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속적인 두뇌 활동도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적 활동과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여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서·바둑·카드놀이·암산·악기 연주·그림 그리기 등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률이 낮다고 한다.
따라서 기억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세계의 명산 이름 수백·수천개를 암송했다는 고(故) 서정주 시인의 치매 예방법도 본받을 만하다.
그리고 하루에 30분씩만 매일 걸어도 치매가 예방된다고 할 만큼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은 치매 예방에 필수적이다.
또한 적절한 영양 섭취가 병행돼야 하는데 등 푸른 생선·카레·각종 견과류·우유·신선한 야채·잡곡밥 등이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 추천된다.
다시 말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잘 유지하고 정기적인 의학적 검사를 받는 것이 치매에 대한 근본적인 예방법이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과 적극적인 조기 치료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노년의 시작이다.
치매에 대해 두려움만 가질 것이 아니라 질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자.
https://youtu.be/bAAH4ecPa7A